2013년 11월 8일 금요일

빈곤 퇴치를 위해서 현금을 뿌리면?

GiveDirectly라는 NPO는 2011년 이후 케냐에서 빈민들에게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자선활동을 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를 보고. 결과도 결과지만 RCT 방법론의 좋은 사례이기도 해서 여기에 적어둔다.

방식: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실험경제학의 방법을 적용. 케냐의 빈민(하루소득이 대략 USD 1) 1,000명을 대상으로 추첨에 의해 수혜자(treatment group)와 탈락자(control group)을 500명씩 선정. 수혜자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현금 지급 (300USD or 1,100USD, 일시지급 or 월할지급 등 차등하여 처리).


전달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mobile phone의 SIM 카드에 현금이체.
 


 그리고 1년여 시간이 경과된 후에 재산, 소득, 교육, 여성권리, 건강상태, 스트레스 정도 등을 상세하게 조사.

결과: 모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

1. 경제적 지표. 수혜자는 탈락자에 비해 재산이 58% 높았고, 주로 주택개량 또는 보유가축 증가였다. 소득은 33% 높았다. 이것은 주로 가축 또는 비농업 분야 소득증가였다. 소비. 월 소비는 23%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식품,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결혼식/장례식 비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소비가 높았는데, 술, 담배, 도박과 같은 temptation goods의 소비는 차이가 없었다!

2. 비경제적 지표. 타액속의 cortisol 호르몬지수 (스트레스 호르몬)로 측정한 결과 심리적 후생지수도 수혜자가 높았다. 그외에도 행복지수, 만족지수 등도 다 개선되었고, 여성권한지수도 높았다.
 
3. 수혜방식. 수혜자가 남자든 여자든 차이 없었고, 일시불이 월할불에 비해 재산형성에 좀 더유리했던 반면, 식품안정성은 불리. 큰금액을 줄 경우가 작은금액을 줄 경우보다 모든 점에서 더 뚜렷이 개선.
 
소감:
 
1. 빈곤퇴치에서 "물고기를 줘서는 안되고, 잡는 법을 가르쳐야"라는 격언은 돈으로 주면 탕진한다는 생각, 또 그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자산으로 축적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 현장 실험은 그러한 가정이 근거 없음을 보여주는 것.
 
2. 이 실험은 현금을 주느냐, 안주느냐를 비교한 것이어서, 현금을 주느냐 다른 방식으로 돕느냐 중에서 선택을 할 수는 없는 것. 하지만 이 현금지급 방식의 간접비용이 매우 낮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도 될 듯. GiveDirectly측에 의하면, 전체 모금액의 92.6%가 수혜자 손에 간다. 아마도 다른 많은 프로그램의 경우 선진국에서 모금된 금액 중에 필요로 하는 빈민의 손에 전달되는 것은 25%도 안될 것 같은데....
 

3. 이 실험을 수행한 이들은 MIT Abdul Latif Jameel Poverty Action Lab 출신들. 내가 영웅시(?)하는 Esther Duflo가 이끄는 곳. 이곳에서 개발분야의 좋은 혁신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KOICA나 EDCF도 이런 시도들을 북돋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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