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0일 토요일

Bill de Blasio

몇 주 전에, 뉴욕시장 당선자 Bill de Blasio에 대한 두편의 글이 Economist에 실렸는데,

뉴욕이 전세계 금융의 수도라는 점에서, 무려 20년만에 민주당 소속 시장이 배출되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임자들인 Giuliani와 Bloomberg의 성과가 나쁘지 않았따는 점에서 Economist지가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겠는가. 

드 블라시오가 제안한 세제, 교육, 치안 등등 모든 주제에 대해서, 전임자의 성과를 보여주며 조목조목 토를 단다. 이 기사들이야 동의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지만, 드 블라시오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다수의 뉴요커들도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담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이야 뉴요커들에게 맡겨 두고...그냥 사소한 몇가지 지점들.

1. 보수의 화신 Economist일지라도, 개인적은 측면의 어떤 것들의 금도는 넘지 않는다. 드 블라시오는 니카라구와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지지자였다. 그래도 이것이 드 블라시오가 맑시스트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어준다. 그의 아내, Chirlane McCray가 결혼 전에 레즈비언이었다는 것은 아예 관심도 언급도 없다.

2. 뉴욕시의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비율은 6:1로 압도적 민주당 우위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드 블라시오가 73% 이상의 압승을 거둔 것이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하는데, 그럼 20년 동안 어떻게 시장을 놓친거지, 하는 것이 갑자기 궁금.

3. 세제 개혁안은 시소득세율을 최고구간에서 3.9%에서 4.4%로 인상하겠다는 건데, 이건 뭐 별로 놀랍지 않은데, 현재도 연방/주/시 소득세를 합치면 최고구간에서 세율이 55% 이상! 이건 놀랍다. 혹시 우리가 한국과 미국의 소득세 비교할 때 연방세만 비교한 것이 아닌지, 그래서 한국의 세율이 별로 낮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4. 그리고 전임자 불름버그. 그가 Mr. Data라고 할만큼 평가에 근거한 정책을 중시했는데, 이런 말을 모토로 삼았다고.....“In God we trust; everyone else, bring data” 음. 이건 멋있군. 예전에 어디선가 그의 어렸을 때 꿈이 "NYT에 부고가 실릴만큼 유명인이 되겠다"라는 것이었다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도....궁금

5. 그리고 무엇보다, 드 블라시오가 앞의 두 시장을 능가하는 성과를 내길...

불평등과 금융소득

주말 아침 경제적 약자의 금융소득에 관한 공상.

0. 아침밥 잘 먹고 공상. 궁금한 것도 많은데, 확인은 미뤄두고, 근거없이 그냥 자유 공상.

1. 전세계적으로 점증하는 불평등의 주요 동인이, 고임금과 저임금 사이의 격차보다 노동분배몫이 하락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대체로 사실로서 받아들여지는 듯 하고.

2. 이러한 기능적 분배를 해석할 때, 노동자와 자본가라는 틀로 보면 계급적 문제가 되는데,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소득층이 노동소득에만 의존하는데, 고소득층이 노동소득과 금융소득 모두를 향유하니, 저소득층도 금융소득을 조금이라도 누릴 수 있게 되면 불평등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3. 써 놓고 보니, 자칫하면 욕먹기 십상일 것 같은데, 심하게는 이것이 "노동소득이 부족하면 금융소득으로 벌충"하라는, 그런 점에서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라는 마리 앙뜨와네트 (라고 하지만, 실제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좌우간) 발언 비슷하게 보일 수도.

4. 하지만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을 뵈도 그렇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들이, 공적연금에서 탈퇴하는 것을 말려야 하는 것도 그렇고, 동양그릅에서 보듯 금융투자 피해가 날벼락 같은 저소득층도 그렇고, 약자들이 금융소득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의 개발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듯한데.

5. 그리고 퍼뜩 든 생각 하나. 한국에서도 큰 회제가 되고 있는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의 대표격인 스페인의 Fargo 파산. 기본적인 스킴으로 볼 때, 파고의 노동자들은 직장과 더불어, 파고에 투자한 본인의 지분도 날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의 위험은 자칫 노동자소유제에서 증폭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The Great Escape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수많은 책 중에서, 가장 읽고 싶은 책 한권만 고르라면 난 주저없이 Angus DeatonThe Great Escape: Health, Wealth, and the Origins of Inequality를 꼽겠다.


어찌되었든 난 불평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직원 아닌가. 서평들을 보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도 있겠지만 내 사고를 크게 확장시켜 줄 듯한데, 영어 단행본의 벽은 내게 너무 높다.

내 주위에 훌륭한 경제학자도 역학자도 출판인도 많은데 누가 총대 매는 분 있으면 좋으련만.

아래는 출판 직후, 프린스턴의 우드로 윌슨 행정대학원에서의 특강.



2013년 11월 29일 금요일

Climate Name Change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포함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해서 엄청난 피해가 났었는데, 그렇다며 그 후 카트리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도는 알 수 없지만, 그 이름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일부는 공격을 받았다는.....

1954년 이후 폭풍에 사람 이름을 부여하고 있는 WMO에 제출할 청원인을 인터넷으로 모집하고 있는데, 청원 내용은 이렇다. "과학적 증거에 의하면, 기후변화 때문에 폭풍이 더 자주 일어나고, 더 규모가 커졌다. 이제부터는 이렇듯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폭풍의 이름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의원들의 이름을 붙이자"


재미있고, 성공하면 상당한 영향을 줄 듯 :-)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Charts and Maps in Apostolic Exhoration

교황 프란시스코의 첫번째 교황권고(Apostolic Exhortation)가 오늘 한겨레에 보도되면서 화제가 만발했는데,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수많은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교황의 생각은 우리를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당연한 것이겠으나 이 방대한 글에는 단 하나의 도해도 없다. 그런데 워싱턴 포스트의 논객인 Neil Irwin은 Wonkblog에 교황의 문서를 서포트하는 13개의 차트를 제시. 예컨데 교황 말씀 중에서 인용을 하고,
소수의 소득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대중은 이들 행복한 소수가 독점한 풍요로움에서 그만큼 더 배제되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시장의 절대적 자율성과 금융투기를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어서 Pikkety-Saez의 불평등에 대한 차트를 덧붙인다.


모든 차트가 내용에 다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귀여운 시도.....



Health at a Glance 2013

며칠전에 OECD에서 발표한 Health at a Glance 2013을 읽다가, 중요성과는 전혀 무관하게 내 눈에 띈 것 몇가지 메모. 대상은 OECD 34개국과 개도국 6개국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 남아공).

0. 전체적으로 특징적인 것은 미국. 다른 OECD 국가들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보건제도 (낮은 공적 보험, 높은 의료비지출, 별볼일 없는 기대여명 등).

1. 가장 기본은 기대여명인테, 스위스, 일본, 이태리 순. 한국은 81.1세로 OECD 평균 80.1세보다 긴 편.


2. 이 그림은 2011년 기대여명 값 기준으로 정렬되어 있는데, 변화기준으로 정렬해서 다시 그려보면, 한국이 19년 증가로 터키에 이어 전체 2위. 남아공은 황당하게도 -0.3년으로 오히려 기대여명이 감소. 러시아는 0.9년으로 미약하게 증가. 도대체 이 두 나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궁금. 한나라는 인종차별을 극복했고, 다른 한 나라는 자본주의로 이행했는데, 왜 이리 미미한지 이해가 잘 안간다는.


3. 기대여명을 일인당 GDP와 피팅하든, 일인당 의료비지출과 연계하든 아래 그림처럼 체감적으로 증가. 미국은 피팅 라인 아래 있어서 상대적인 경제규모에 비해 기대여명은 낮은 편. 특히 두번째 의료비지출과 연계한 그림에서는 거의 outlier 수준.


4. 다른 온갖 질병관련 생존율은 생략하고, 확실히 눈에 띄는 것은 자살율. 그림에서 보듯 1등일 뿐만 아니라, 2등과의 차이도 뚜렷하게 점프.


5. 자살율의 20년간의 변동도 대체로 안정적이거나 하락하는데 비해, 한국과 일본은 상승 그 중에서도 한국의 상승율은 두드러지고.


6. 약 섭취율은 고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은 매우 낮은 편인데, 이것은 인구에서 고혈압과 고지혈증 환자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 다만 항우울제 섭취율도 가장 낮은데 이것은 우울증 환자가 적어서인지, 우울증 치료에 소극적이기 때문인지 궁금.


7. 공적 의료보험 가입비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직 미국만이 예외라고 할만큼 독보적으로 낮고, 민간의료보험까지 포함해도 바닥.


8. 일인당 의료비지출액도 미국이 단연 일등. 특히 사적지출은 타국과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


9. 거의 모든 국가에서 2000~2009년 사이의 증가율이 2009~2011년 사이의 증가율보다 더 크고, 특히 앞의 기간에는 모든 국가가 증가율이 양이었지만, 뒤의 기간에는 상당수의 국가에서 음의 값. 금융위기의 여파를 실감할 만함. 전체기간으로 봐서 한국이 증가가 가장 가파르다는 것도 유념해 둘 일.


10. 고령화에 대한 예측은 너무 흔해서 오히려 진부한데, 여하간 205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은 일본에 이어 2위, 80세 이상 인구비중도 일본, 스페인, 독일에 이어 4위.


PS. 전문은 OECD 홈페이지에서 PDF와 Web Book으로 공개. 조금 이례적인 것은 한국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를 포함해서 각국 정부의 보도자료 링크도 정리. 그리고 보고서의 거의 모든 주요한 차트만 모아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제공. 급하면 이것만 쭉 넘겨봐도 좋을 듯.

PPS. OECD 보고서는 모든 차트에, StatLink가 달려 있어서 이것을 누르면 관련된 데이터와 차트를 편리하게 다운받을 수 있다. 형식은 엑셀이어서 호오는 갈릴텐데, 어찌되었든 엑셀로 데이터를 받으면 그냥 차트도 엑셀로 그리게 되는게 인지상정인듯. 위의 기대여명 두번째 차트 그릴 때 살짝 고민하다가 그냥 엑셀로.

2013년 11월 23일 토요일

Government at a Glance 2013

며칠전에 OECD에서 Government at a Glance 2013을 발표했다. 아직 preliminary version이긴 한데, 흥미로운 몇가지 메모.

0. 사실 매사 OECD 몇등, 평균의 몇% 이렇게 얘기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유용한 비교틀인 것도 사실이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비교를 위한 peer group을 자연스럽게 OECD 국가들로 삼는게 유행인 것도 같고. 엄청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겠지만, 생각의 단초를 잡는데는 꽤 도움이 되는 듯...

1. 정부신뢰도. 각국별로 자국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가를 조사해서 (2007년, 2012년) 두 해의 결과를 비교한 것이 아래 그림. 막대는 2012년도의 신뢰도이고, 다이아몬드는 5년간의 변화도. 소수의 나라가 개선 (슬로박, 스위스, 이스라엘 순)되었고, 대다수 나라는 신뢰하락 (에이레, 그리스, 슬로바니아가 순). 한국은 아주 약간 하락.



2. 위의 그래프는 5년간 변화도 기준으로 배열한 것인데, 2012년도 기준으로 재배열한 것을 Economist 지가 게재. 스위스가 1등이고, 한국은 슬프게도 꼴찌에서 3등. 한국 뒤로는 일본과 그리스 두 나라뿐.


3. 불평등 정도는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건데, 한국이 특별한 것은 칠레와 더불어 2007년 2012년 모두 세금과 이전지출 발생 이전의 상태와 발생 이후의 상태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 그러니까 재분배정책이 거의 불평등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다행이라면 한국은 칠레와 달리 절대적 값은 양호한 편이라는 것.



4. OECD는 흥미롭게도 각국별 요약을 별도로 제공. 한국편을 보면 4페이지로 구성된 인포그라픽(pdf)인데, 이것을 보면, OECD가 꼽은 한국정부의 3대 특징 중 첫째는 정부 규모로,  OECD 중 두번째로 작다. 정부지출은 2011년 기준으로 GDP의 30.2%


5. 두번째 특지을 꼽은 것은, 정부지출에서 사회보장(social protection)에 사용된 비중은 13.1%로 OECD 중 최하위


6. 한국 예산과정 및 공직자 재산공개는 OECD에서 Top.

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Longer Commute, More Apathetic.....

개인의 정치활동은 그 자체로 시간이라는 자원이 필요하므로, 자유시간이 적을수록 정치에 소원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상식이라 할만한데, Benjamin Newman이 이끄는 세명의 정치학자들은 자유시간을 줄이는 두가지 요인, 노동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구분해서 분석.

출퇴근 시간이 길 수록 정치활동 (투표, 정당참여, 청원, 스티커부착 등등) 지수는 뚜렷이 저하하는데, 노동시간은 정치활동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이들은 출퇴근시간은 심리적으로 지치게 (depleting psychological resources) 만들지만, 노동시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

한국에서도 한번 조사해보고 싶긴 한데, 편도 30km 거리를 매일 왕복하는 처지라, "우와"할 정도로 수긍이 가는 건 아니더라도, 꽤 끌리긴 끌리고.....

Authors: Benjamin J. Newman (U of Conn), Joshua Johnson and Patrick L. Lown (SUNY Stony Brook)
Title: The “Daily Grind”: Work, Commuting, and their Impact on Political Participation (pdf)
Article in Washington PostStudy suggests long commutes may be driving away passion for politics

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More Math, Higher Wage?

미국 FRB Cleveland의 경제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고등학교에서 보다 많은 수학과목을 수강한 학생이 실업율도 낮고, 소득도 높다는 것인데, 이건 뭐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수학이 많이 활용될 것 같지 않은 저학력층, 고졸 및 고교중퇴의 경우에도 이런 경향이 발견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Low Math는 초급수학만 수강한 경우이고, High Math는 고급수학까지 수강한 경우. 그렇다면 고등학생들이 보다 많은 수학과목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런 분석에는 항상 따르는 것이 correlation이 causation을 의미하는가 하는 것. 이것을 The Atlantic에서 문제 삼았는데, 복수의 가능성이 존재.

  1. 고급수학 이수가 학생을 스마트하게 만들고, 이것이 인적자본을 형성해서 취업가능성도 높이고, 취업후 보수도 높인다.
  2. 그렇지 않다. 원래 스마트 한 학생이 보다 많은 수학과목을 이수한다. 그래서 수학교율을 더받는 안받든 이들이 성과가 좋은 것이지, 수학을 많이 배워서가 아니다.
  3. 뭐 두가지 다 있지 않을까.
늘 그럿듯 이런 논쟁으로 가면 해결책이 없다. 각자 소신에 따라 갑론을박하는 것. 이 문제를 근원에서 해결하려면 실험밖에 없는데, 어려운 문제..... 


2013년 11월 18일 월요일

Inequality of Bond Ownership

보통 국채를 얘기할 때는 두가지 정도가 주요 논점.

첫째는 외국인/정부/기관의 보유의 문제로 외채라고 하는 것, 한 때 한국에서도 한창 외채망국론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했었고, 요즈음 미국이 자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문제 운운하는 것.

두번째는 현세대의 재정부담을 조세로 할 것인가, 국채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 그러니까 조세형태로 현세대가 부담해야 할 것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는 것으로서의 국채인데, 가만, 그렇게 떠 넘겨진 부담이라면, 후세대가 국채를 누구에게 갚는거지?

당연히 그 국채 소유자에게 갚는 것인데, 그 국채 소유자가 누구인가하는 문제. 국적의 문제로 구분하는 것은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고, 국내소유자는 어떤가? 일반대중인가? 그렇다면 뭐 세대간 분배의 문제는 있겠으나, 계층간 분배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 과연?

이 질문에 Sandy Hager라는 젊은 정치경제학자가 도전했는데 이것이 Financial Times에 보도. Hager는 누가 미국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가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더듬어서 흥미로운 통계를 제시. 우선 미국의 Top 1%가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70년대까지만 해도 17%에 불과(?)했지만, 80년대 들어와서 악화되었고 2013년에는 42%까지 치솟았다. 역사적 정점은 1922년의 45%. 그러니까 30년대 대공황 이후, Keynes와 FDR의 처방으로 살아난 자본주의가 다시 대공황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그리고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Top 1%가 보유한 순자산이나 보유한 국채나 비슷한 역사적 패턴.


자산에서 흘러나오는 게 소득이라, Top 1%의 소득과 국채이자소득도 비슷한 역사적 궤적.


이것을 Hager는 맑스의 용어를 빌어 금융귀족(aristocracy of finance)로 명명. Hager의 전체 분석틀이나 명명에 동의하든 안하든, 이 역사적 팩트의 정리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 그러니까 내 맘대로 요약하자면 이런 것 아닐까?
국채발행은 현세대의 부담을 다음세대에게 넘기는데, 소수의 현세대 부유층은 자신이 누리는 혜택과 더불어 국채를 자손에게 상속하기 때문에, 다음세대 부유층은 늘어난 세부담을 상쇄할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데 반해, 현세대의 대다수는 자식세대에게 늘어난 부담만을 안길 뿐.
아 근데 우리 나라에서 계층별 국채보유 누가 조사해놓은 것 없나 모르겠네.

PS 1. 위의 그림은 모두 Hager의 미발간 박사논문에서 추출 (그러니까 당연히 저작권은 Hager에게 있고).

PS 2. 미국 국채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Alexander Hamilton은 대중의 미국 국채 보유는 사회통합의 수단이고, 시민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했다는데....지금 이 모습을 본다면?

PS 2. 세상이 꽤 바뀐 게 Hager는 토론토의 York U.에서 이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Marxian Economics의 전통에 서있는 박사논문을, 다른 신문도 아니고 Fiancial Times에서 자세히 소개! 확실히 세상이 달라지긴 달라진 듯.



2013년 11월 17일 일요일

Secret TPP Draft on Intellectual Property

WikiLeaks가 최근 지적재산권에 대한 TPP 초안을 공개하였는데, 이에 대한 GWU의 정치학자 Susan Sell의 Washington Post Wonkblog 논평.



1. 일국 내에서 봉쇄되었던 지적재산권 강화시도를 지역 자유무역 협정으로 우회 돌파하려는 시도. 미국 의회에서 부결된 SOPA/PIP나 유럽의회가 기각한 ACTA의 핵심 조항들이 TPP초안에 부활.
2. TPP 협상국 중에서 아래의 지적재산권 강화에 대해 미국이 가장 강경한 입장, 일부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동조하지만, 상당수는 미국 혼자 입장 견지.
3. 음반/영상: 1) 지적재산권 침해로 부당하게 제소된 피해자의 보상조항에 반대, 2) 의도적이지 않은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것 주장, 3)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 ISP의 책임을 제한하는 조항 반대, 4) 저작권의 시효를 저작권자 사후 95년까지 연장하는 것 주장.
4. 제약: 1) 제약사 특허의 evergreening  2) 알려진 물질의 새로운 사용법에 대해서도 특허 부여 3) 세관당국이 복제품으로 의심되는 의약품의 운송을 자동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권한 부여 3) 의료시험데이터를 특허권자가 아닌 측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봉쇄.

며칠전 TPP에 대한 첫 공청회가 열렸을텐데, 이런 것들도 논의되었는지 모르겠네....

Forest Change in High Resolution Interactive Global Map

최근 Science 지에 숲의 면적변화에 관한 흥미로운 아티클이 게재. (Mathew C. Hansen et al., High-Resolution Global Maps of 21st-Century Forest Cover Change, Vol. 342 no. 6160 pp. 850-853, DOI: 10.1126/science.1244693)                        

결론을 요약하자면 2000년에서 2012년의 12년간 전세계적으로 숲은 230만 평방킬로미터가 사라졌고, 80만 평방킬로가 새롭게 생겼다는 것. 그리고 숲이 파괴되는 지역과 새롭게 늘어나는 지역의 구분 이런 것들이고, 이것이 논문의 핵심적인 사항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리학적 내용보다는 논문의 작성방식과 결과물의 공유방식 이런 것들이 더 흥미로운데,


  • Process.  이러한 이미지를 처리하는 엄청난 컴퓨터 리소스를 요구하는 것일텐데, 이들은 Google Earth Engine을 이용하여 불과 며칠만에 모든 분석을 완료.

  • Team. 모두 열다섯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대학의 지리학자들이 참여한 것은 기본이고, GIS 이미지 전문가들, 데이터를 제공한 USGS 인력 그리고 구글 멤버들로 구성. 여러분야 전문가가 모여서 협업하는 것(통섭?)이 점점 중요해지는 듯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Google, MS, Yahoo 등 IT 기업 인력들이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유행처럼 확대.


우리도 정부 3.0 등의 활동으로 엄청난 데이터가 쏟아질텐데, 정부와 공공기관은 데이터를 제대로 제공하고, 여러분야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서 이것을 폭넓게 독창적인 방식으로 분석하고, 직관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제공하기를 바라면서 메모.

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All White No Woman in Tweet BOD.

Tweet IPO 관련된 여러 화제 중에서 하나는, 회사의 이사회 구성원 7명이 모두 백인 남성. 관련된 Tech 기업들의 이사회 구성을 조사. 상위 17개사 중에서 4개사는 전원 남성이고, 이를 제외하고 회사창업후 첫 여성이사를 배출하기 까지의 기간을 조사했더니, 평균 14년. (Source: Tech's Gender Problem in One Chart)

미국의 잘나가는 Tech 기업들의 통계도 의미가 없진 않지만, 사실 이런 방식으로 누가 한국의 대기업, 공기업 등에 대해서 여성 이사 배출 경과기간에 대해서 조사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메모.


The Myth of 'I'm Bad at Math'

두명의 경제학자(Miles Kmball and Noah Smith)가 쓴 수학교육에 관한 The Atlantic 기고문. 평상시 내 생각과 싱크로율 100%.....

1.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고, 아무리 노력해도 보통사람이 Terrence Tao같은 수학 능력을 갖출 수는 없다.
2.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 정도라면, 이것은 유전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
3.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정도 수학이면 충분하다.
4. 오늘날 미국에서 (내 생각엔 한국에서도)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 능력이다.
5. "나는 수학적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어"라고 생각하는 건 self-fulfilling으로 실제 수학능력을 저해한다.
6. 그러니 아이들이 절대로 이런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꽃놀이패

사소한 것이지만 설마 시사인은 꽃놀이패를 바둑 용어가 아닌 화투판 단어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2013년 11월 12일 화요일

Oregon Health Insurance Experiment

빈민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면 이들의 의료서비스의 이용, 건강상태, 경제상태 및 후생상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런 연구는 보험 가입자와 미가입자의 비교를 통해서 주로 이루어졌는데, 이런 단순비교의 문제는 두 그룹의 차이가 건강보험제공 여부의 효과 때문인지 (두 그룹은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다른 속성을 갖고 있었을 것이므로) 다른 효과 때문인지 알수가 없고 갑론을박 해봐도 무엇이 진실인지 다가가지 못하고...

그런데 오레곤 주에서는 이례적으로 건강보험에 대한 RCT가 이루어졌다. 2008년 오레곤 주는 Medicaid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민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하였는데, 신청자 90,000명 중에서 추첨을 통해 10,000을 선발하여 제공하였다. 이 추첨은 fair하였고, 이 희귀한 사례에 주목한 학자들이 팀을 이루어 분석을 시도. 분석팀은 MIT의 경제학자 Amy Finkelstein과 Havard의 보건학자 Katherine Baicker가 리더였고, 여기에 다양한 분야의 많은 학자들이 결합.



재미있는  것은 연구 발표 형식. 1차년도 결과를 분석한 것은 Amy Finkelstein, Sarah Taubman, Bill Wright, Mira Bernstein, Jonathan Gruber, Joseph P. Newhouse, Heidi Allen, Katherine Baicker, and the Oregon Health Study Group을 저자로 해서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에 2012년에 발표되었고, 2차년도 결과는 Katherine Baicker, Sarah Taubman, Heidi Allen, Mira Bernstein, Jonathan Gruber, Joseph P. Newhouse, Eric Schneider, Bill Wright, Alan Zaslavsky, Amy Finkelstein, and the Oregon Health Study Group 명으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올해 게재.

마치 입자가속기의 실험 후에 기다리던 결과가 나오면 수많은 연구자들의 이름과 무슨무슨 team까지 넣어서 보고서를 출간하는 실험물리학자들의 논문과 비슷한 느낌.

좌우간 이 흥미로운 실험은 유사사례가 없는 획기적인 것이니만큼, 아마도 상당기간 더 많은 관련된 논문과 보고서를 쏟아낼 것이고, 이것은 미국의 건강보험의 방향을 논의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논거를 제공할 것이다.

일단 오늘은 이 흥미로은 연구에 대한 소개로 마감하고....내용은 다음 번에... 이 실험의 전모를 소개하고, 관련된 자료, 논문, 데이터, 대중매체의 보도까지 집대성하고 있는 것은 NBER의 Oregon Health Insurance Experiment 사이트 또는 Oregon Health Study 사이트







Nudge Policy 동향

행동과학에 기반해서 정책을 입안 또는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이제 무르익어 가는 듯.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근래 이쪽 팔로우업하지 못했는데, 오늘 좀 훝어보다 발견한 몇가지 흥미로운 이벤트, 보도, 또는 자료

1. EU Consumer Affairs, Conference on  Behavioural Economics
관련된 학자 및 정책가들이 모여서 세차례의 컨퍼런스를 개최. 흥미진진했을 것 같은데, 아쉽고.....관련된 자료라도 챙겨서 보면 실제 필드에서 관철되는 동향 파악에는 큰 도움이 될 듯.

몇년전만 해도 영국 Nudge Unit의 구직안내문을 볼 때마다, 문을 두드려볼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건 없고. 짧게 연수나 갔다 올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아니면 똑똑한 한국의 신진기예들이 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으면 하고. 당연한 것이겠으나,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스킬 중에서 행동과학에 대한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면, Randomized Controlled Trials에 대한 이해도 빠지지 않는다. 

미국도 영국의 Nudge Unit을 모범사례 삼아서, 연방정부의 여러부처에서 행동과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미국정부의 Nudge 정책도 조만간 쏟아질 듯

    2013년 11월 9일 토요일

    Steategy Wings in Accounting Firms...

    컨설팅 업계의 지각 변동에 관한 Economist 지 기사

    Deloitte가 Monitor Group을 흡수했고, PwC는 Booz 인수 추진중. 이로 보아 전략 컨설팅과 오퍼레이션 컨설팅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나로선 글쎄...


    난 10여년 컨설팅 비즈니스에 있는 동안 전반부는 소규모 독립된 전문 컨설팅 펌에서, 후반부는 한 Big4 어카운팅 펌의 컨설팅 브랜치에서 근무했는데, Audit-Tax 쪽과 일하는 문화도 프로세스도 너무 달라서 힘들었던 기억... 전략 컨설턴트들도 회계법인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고...

    다음으로 소위 전략과 오퍼레이션 컨설팅 사이의 거리에 관한 것인데, 이것 엄청나다. 난 커리어 전체를 오퍼레이션에서 있어서 좀 편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전략은 기본적으로 Aura가 제일 큰 자산.

    오퍼레이션 프로젝트의 오너는 CFO 아니면 CIO고 컨설턴트는 이분야 현업을 압도하는 업무 지식이 있어야 하지만, 전략 컨설턴트는 학벌과 회사의 명성 그리고  CEO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키 밸류. 그래서 McKinsey(McKinzee)의 불분율처럼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CEO 어젠더가 아니면 처다보지도 말라고 한 것은 펌의 핵심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

    이런 저런 것을 고려할 때, 대규모 회계법인 내의 전략 팀은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려울 듯하다는 내 예상 또는 편견.

    A Think Tank about Inequality Is Coming...

    이런 것을 드림 팀이라고 불러야하지 않을까?

    불평등에 대한 연구센터인 Washington Center for Equitable Growth (WCEG)가 며칠 후 발족하는데, 참여자의 면면이 (적어도 나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우선 이 센터의 블로거로 참여할 Brad deLong은 십여년 전 내게 인터넷을 통해 경제학자들이 세상에 개입하는 모범을 보여준 인물 두명 중 하나였다. 지금은 나도 관심이 많이 분산되었지만 당시엔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들리는 사이트였다.

    그리고 운영위원회에는 클라크 메달을 수여한 두명의 젊은 천재 Emmanuel SaezRaj Chetty가 포진하고 있다. Saez는 Thomas Piketty와 함께 불평등 연구의 붐을 일으킨 인물이고, Chetty는 거시경제 이외의 모든 경제정책 분야의 떠 오르는 신성.

    시니어 멤버들도 운영위에 힘을 실어주는데 노벨상을 수상한 Robert Solow,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이 미스터리라고 할만한 Alan Blinder 그리고 열정의 여성경제학자 Laura Tyson까지.

    그리고 이 센터를 만들어낸 John Podesta, 내 페친인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누구지?"하고 고개를 갸우뚱하시겠지만, 클린튼 정부 백악관 비서실장이었고 오바마 정부의 정권인수위원장이었던 그는 한국에도 번역된 <진보의힘>의 저자. 좀 거창하긴 하지만 정치에 관심을 둔 이후 현실 세계에서 나의 롤 모델이었던 인물이다 (가상 세계에서는 Josh Lyman이 그 역할을).

    향후 가장 즐겨찾는 사이트가 되지 않을까 기대!!

    PS. 이 사이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NYT의 Economix Blog 포스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인데 친절한 소개.

    2013년 11월 8일 금요일

    빈곤 퇴치를 위해서 현금을 뿌리면?

    GiveDirectly라는 NPO는 2011년 이후 케냐에서 빈민들에게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자선활동을 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를 보고. 결과도 결과지만 RCT 방법론의 좋은 사례이기도 해서 여기에 적어둔다.

    방식: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실험경제학의 방법을 적용. 케냐의 빈민(하루소득이 대략 USD 1) 1,000명을 대상으로 추첨에 의해 수혜자(treatment group)와 탈락자(control group)을 500명씩 선정. 수혜자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현금 지급 (300USD or 1,100USD, 일시지급 or 월할지급 등 차등하여 처리).


    전달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mobile phone의 SIM 카드에 현금이체.
     


     그리고 1년여 시간이 경과된 후에 재산, 소득, 교육, 여성권리, 건강상태, 스트레스 정도 등을 상세하게 조사.

    결과: 모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

    1. 경제적 지표. 수혜자는 탈락자에 비해 재산이 58% 높았고, 주로 주택개량 또는 보유가축 증가였다. 소득은 33% 높았다. 이것은 주로 가축 또는 비농업 분야 소득증가였다. 소비. 월 소비는 23%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식품,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결혼식/장례식 비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소비가 높았는데, 술, 담배, 도박과 같은 temptation goods의 소비는 차이가 없었다!

    2. 비경제적 지표. 타액속의 cortisol 호르몬지수 (스트레스 호르몬)로 측정한 결과 심리적 후생지수도 수혜자가 높았다. 그외에도 행복지수, 만족지수 등도 다 개선되었고, 여성권한지수도 높았다.
     
    3. 수혜방식. 수혜자가 남자든 여자든 차이 없었고, 일시불이 월할불에 비해 재산형성에 좀 더유리했던 반면, 식품안정성은 불리. 큰금액을 줄 경우가 작은금액을 줄 경우보다 모든 점에서 더 뚜렷이 개선.
     
    소감:
     
    1. 빈곤퇴치에서 "물고기를 줘서는 안되고, 잡는 법을 가르쳐야"라는 격언은 돈으로 주면 탕진한다는 생각, 또 그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자산으로 축적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 현장 실험은 그러한 가정이 근거 없음을 보여주는 것.
     
    2. 이 실험은 현금을 주느냐, 안주느냐를 비교한 것이어서, 현금을 주느냐 다른 방식으로 돕느냐 중에서 선택을 할 수는 없는 것. 하지만 이 현금지급 방식의 간접비용이 매우 낮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도 될 듯. GiveDirectly측에 의하면, 전체 모금액의 92.6%가 수혜자 손에 간다. 아마도 다른 많은 프로그램의 경우 선진국에서 모금된 금액 중에 필요로 하는 빈민의 손에 전달되는 것은 25%도 안될 것 같은데....
     

    3. 이 실험을 수행한 이들은 MIT Abdul Latif Jameel Poverty Action Lab 출신들. 내가 영웅시(?)하는 Esther Duflo가 이끄는 곳. 이곳에서 개발분야의 좋은 혁신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KOICA나 EDCF도 이런 시도들을 북돋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2013년 11월 6일 수요일

    Prosperity Index, Beyond GDP

    HBR Blog에서 Nathan Gamester의 글을 통해서 본 새로운 번영의 지표,   Legatum Institute에서 개발한 Prosperity Index. 이에 대한 몇가지 단상....

    1. 경제성장만으로 번영 또는 국민의 삶의 질을 완전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2.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하고, 이 지표에서 고려한 8개 측면도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3. 다만 아무리 정교하게 한다고 해도, 이런 8개 분야의 지표를 하나의 지표로 통합하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 이걸 어떻게든 하나로 통합해야 단순화할 수 있고, 언론에서 받기도 쉽겠으나...마치 오렌지와 사과를 억지로 합쳐놓는 듯한 느낌이다.

    4. 아래 차트는 2009년에서 2013년의 4년간의 시간 경과에 따라 각국의 순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표시. 한국의 경우 26등에서 19등으로 7계단 상승. 이 차트는 위의 이유 때문에 내용은 별 관심없고, 형식이 더 흥미로운데, 최근 이런 유형의 차트를 자주 보게 된다. 나도 몇번 소개한 바 있고. 이렇게 시점간 순위 변동을 하나의 차트로 보이는데, 색으로 상승(Blue)과 하락(Red)을 표시하고, 상승 하락의 정도는 라인의 굵기로 표현하는 것인데, 이젠 익숙해져서인지 정보전달력이 꽤 높아 보인다. 그리고 아마도 데이터를 넣으면 (two column) 이런 차트를 자동으로 구현하는 툴이 있을 것 같은데 한번 찾아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5. 내용적으로는 8개측면 각각의 지표변화에 더 관심. 한국의 경우 교육과 경제는 좋은 성적을 낸 반면 개인적자유와 사회적자본 분야는 매우 취약.


    6. 멋있는 표현을 배웠는데, 외워뒀다고 써먹으면 좋을 듯: “when the only tool you have is a hammer, everything looks like a nail.”


    2013년 11월 4일 월요일

    Memo on Evidence Based Policy

    몇가지 Evidence Based Policy (EBP) 관련 메모를.......

    1. 대표적인 사이트는 Coalition for Evidence Based Policy와 여기에서 운영하는 Social Programs That Work. 관련된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2. 특히 출발점을 찾는다면, Coalition에서 제공하는 무료 Online Workshop Videos. 아래는 그 중 1편인 Rationale for Evidence-Based Policy. 유익하신 분은 총5편을 다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3. EBP의 방법론 중 하나만 꼽으라면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나는 개인적으로 Behavioral Scientist들이 정책현장에서 RCT를 엄청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예컨데 영국 정부의 Behavioral Insight Team (a.k.a Nudge Unit)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도 꽤 다양한 EBP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4. 그렇지만 EBP가 반드시 Behaviral Science와 동일한 것은 아닌 것이, Pure Neoclassical Economics나 Marxist Economics에서도 EBP를 적용할 수는 있을 것이고, Behavioral Science도 전통적인 경제학의 방법론인 Observational Studies도 수행할 터. Behavioral Science에서 특별히 EBP를 중시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들이 다른 경제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리학영향이 커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본다.

    5. 며칠전 강창희 교수와 한담을 나누다, EBP에 대해서 의기투합했는데, 강교수는 교육과 노동분야에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동료 경제학자들과 상의중이라고 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EBP의 단초가 생긴 듯하고, 복지분야의 정책에도 이런 흐름이 좀 가시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춤추는 통계학.....

    영국에서 만들어진 4분짜리 비디오 클립. 댄스를 통해서 correlation이라는 통계 개념을 소개하고 이해를 돕겠다는 취지인데....


    유튜브 댓글을 보면 Superb, Great, Lovely 등 칭찬 일색. 솔직히 말하자면 내 생각엔, 어차피 저 비디오 없어도 내용을 다 아는 이들만 이 동영상에 대해서 황홀해 하고, correlation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관심하거나, 보더라도 별로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

    2013년 11월 2일 토요일

    Global Decline of Labor's Share

    오랫동안 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안정적이었는데, 최근 30년간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 그것도 전세계에서 그렇다는 것을 Economist 지가 보도.


    이건 하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어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닌데, 그래도 차트를 통해서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이 OECD 국가 중에서 특히 한국과 멕시코가 극심했다는 것을 확인하니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런데 사실 나로선 더 답답한 것이, 미국과 유럽의 경우 (한국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할 정도의) 완만한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에 대해서도 기술발전이 야기한 것이다, 노사관계의 변화가 야기한 것이다, 아니다 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야기한 것이다, 온갖 얘기가 논문으로 나오고 또 그것이 블로그스피어를 통해서 대중적 담론으로 논의되는데, 한국의 경우는, 내가 문외한이어서 그런 것이겠으나, 상대적으로 다양한 분석과 논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한국의 똑똑한 젊은 경제학자들은 취업과 승진 때문에 소위 SSCI "급" 논문을 쓰기 위해, 한국의 현실에 눈돌릴 틈이 없는 것일까? 

    Big Africa, Gall-Peters Projection and the West Wing

    최근 Kai Krause의 The True Size of Africa가 블로그스피어에서 화제인데, 통상적인 지도가 면적의 왜곡을 가져온다는 것(양쪽 극지방으로 갈수록 과대표시)은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그래도 이 inforgraphic은 꽤 충격적이었다. (이하에서 그림을 클릭하면 고해상도로 볼 수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면적이 미국, 중국, 인도, 동유럽, 일본, 그리고 대부분의 서유럽을 다 합친것보다 더 크다는 사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Mercator Projection은 방향을 정확하게 반영한 지도이지만 면적의 왜곡은 극심하다. 이에 기반한 지도를 보면 아프리카는 미미한 크기로 보인다.


    예컨데, 아프리카와 그린랜드는 비슷한 크기로 보이지만, 실제 면적은 아프리카가 14배 더 크다.


    반면에 면적을 정확하게 반영한 지도들은 대개 형태의 왜곡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형태왜곡이 적은 것이 Gall-Peter Projection이다. 이것으로 보면 아프리카가 얼마나 큰지 쉽게 알 수 있다.


    어차피 구면위의 모습을 평면에 나타낸 것이 지도이기 때문에, 완벽한 지도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Mercator Projection이 면적 왜곡이 너무 심하고, 인간은 또 면적에 중요도를 부가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매우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상당하다. 그것을 흥미롭게 그린 것이 The West Wing의 한 에피소드. 여기에서 <사회적 형평성을 위한 지도제작자 협회 Organization of Cartographers for Social Equality> 멤버들이 백악관을 방문해서 CJ와 조쉬에게 Mercator Projection을 버리고 Gall-Peter Projection을 취할 것을 주장....


    아...그런데 이 장면을 보니, CJ 몹시 그립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