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4일 일요일

The Mythical Swing Voter

늘 그렇듯 앤드류 겔만의 주장은 흥미진진.

  • (문제의식) 미국은 정치적으로 양극화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좀처럼 자신의 지지정당(후보)를 변경하지 않을텐데, 어떻게 대선 기간의 여론조사는 그렇게 진폭이 클까? 대규모 스윙 보터의 존재는 정치양극화와 모순되는 것은 아닌가?
  • (확률표본과 poststratification) 여론조사는 응답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작위추출을 해도 편이가 없는 확률표본을 구성할 수 없다. 그래서 사후적으로 가중치조정을 하게 되는데, 이때 주로 고려하는 것이 인구학적 요소들이다. 한국의 경우라면 연령/성별/지역이 대표적일 것.
  • (사례) 겔만 등은 2012년 미국 대선 마지막 45일 기간동안, 8만명 이상으로 구성된 패널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대선지지후보 조사를 수행. 
  • (스윙의 증거) 아래 그림은 지지자 없음 등은 제외하고 오바마지지나 롬니지지를 밝힌 유권자 중 오바마 지지율. 밴드는 95% 신뢰구간. 통상적인 인구학적 poststratification 처리후 결과. 

  • 가로 점선은 대선 오바마 득표율, 세로점선은 세차례에 걸친 대선후보 TV 토론일자로 상당히 큰 폭으로 아래위 출렁거렸고, TV 토론이 중요한 분수령이 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차트는 실제 당시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한 모습.
  • (스윙의 반증) 위 그림에서 1차토론 전후 1주일동안 오바마 지지율은 10포인트 정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같은 기간 지지후보 변경비율을 추정해 보니, 극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롬니 변경은 0.5%를 갓 넘고, 롬니->오바마 변경은 0.2% 정도. 가로막대는 95% 신뢰구간.

  • 겔만 등은 TV 토론의 효과는 지지 후보를 교체한 것이 아니라, 토론에서 죽을 쓴 후보의 지지자들이 설문에 응답하지 않고, 반대로 활약을 한 후보의 지지자는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을 확인한 것이 아래 그림. 이를 확인 하기 위해, 인구학적 변수로 poststratification을 한 것 (흐린 부분) 외에, Party ID(당적? 지지정당?)을 추가적인 가중치로 해서 poststratification을 수행 (짙은 부분). 이렇게 Party ID를 추가적으로 고려하면, 실제 득표율로부터 변동이 매우 축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도 몇가지 시사점이 있는 듯 한데,

  • 한국도 정치 양극화가 상당해서 단기간에 (캠페인 기간 중에) 토론 한번 잘한다고, 또는 특정 공약 발표한다고, 여야 지지후보를 바꾸는 경우 크지 않을 것이다.
  • 그렇다고 이걸 너무 집토끼/산토끼 구분으로 해서, 우리편(?) 지지자에게만 소구하는 강공으로 나가면 된다고 하는 건 또 너무 단순한 것 같다. 강공만으로 집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 유비에 비추어 보면 답답해지는 측면도 크다.
  •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들도 관심이 있을 듯한데, 당적을 갖는 인구의 비율도 낮고, 유권자 등록시 지지정당을 밝히는 제도도 없고 해서, 우리는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한 추가적인 도구가 무엇인지 고민이 있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