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2일 일요일

Smoking Caterpillar

담배 이야기 나온 김에 하나 더. 며칠전 Economist 지를 뒤적이다 눈에 띈 재미있는 과학 기사 한토막 (Death breath: Caterpillars that blow nicotine at their enemy).

학자들이 흥미를 갖는 벌레 중에 담배잎에 서식을 하는 hornworm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니코틴이 방충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벌레가 니코틴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관심. 그런데 Ian Baldwin 등이 이끄는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연구팀에 의하면 이 벌레는 니코틴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무기로도 사용한다는 것.

두가지 실험을 하였는데, 첫번째 실험은 hornworm을 일반적인 담배나무에서 서식할 때와, 니코틴을 갖지 않도록 유전자 변형된 담배나무에서 서식할 때의 생존율을 비교. 후자가 훨씬 높다는 것. 담배잎에 포함된 니코틴을 호흡으로 배출하여 천적인 wolf spider를 쫒는 것.

두번째 실험은 hornworm의 유전자를 변형하여 소화기 속의 니코틴을 혈액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한 것과 일반 hornworm의 생존율 비교. 이때에도 후자가 훨씬 더 높은 생존율. 전자의 hornworm은 소화기 내의 니코틴을 다 배설하고 혈액을 통해 호흡과정으로 끌고 오지 못한 것. 그래서 효과적으로 wolf spider를 쫒지 못한 것.

연구의 중요성 이런 것이야 내가 판단할 처지가 아니고, 내눈에 띈 것은 아기자기하고 재밌다는 것, 그리고 이 연구를 기사화한 Economist지 편집자는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의 물담배 피는 푸른 애벌레를 인용하면서 글을 이끌어간 것. 특별히 곤충학에 조예도 관심도 없는 내 시선을 잡은 것은 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대목. 뭐 특별히 인문학적 소양, 운운하고 싶지는 않고 그런 글쓰기가 꽤 유효하다는 것. (난 앨리스의 광팬 중의 하나인데, 내가 이 과학기사를 쓰는 처지의 기자였다면, 과연 이 대목을 떠올렸을지 살짝 궁금했더라는 뭐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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