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30일 수요일

Piketty's Book Is NOT Hot in France.

미국에서 Piketty의  붐이 과열 수준까지 가고 있고, 온갖 분석이 다 나오더니, 이제 "도대체 왜 프랑스인들은 미국인들만큼 열광하지 않는가"라는 질문까지. NY Times와 Foreign Affairs에서 경쟁적으로 기사를 냈는데, 유익한 편. 그리고 한국어판의 운명에 대한 예측도 어느 정도 가능할 듯.

  1. 덜 신선한 피케티: 프랑스에서는 오래전부터 피케티가 사회당의 주요 인물이었고, 2007년 대선에서 Ségolène Royale의 경제자문역부터 지금까지 핵심인사들과 긴밀하게 연결. 프랑스인들에게 피케티는 좀 지루해진 인물.
  2. 덜 충격적인 불평등미국인들과는 달리 프랑스인들은 대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심각하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어서, 책 자체가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3. 프랑스의 경제침체최근 경기가 나빠서, 사회당 대통령부터 일반인들에 이르기까지 감세, 정부지출 삭감 등이 영향력 확대 중. 증세에 대한 인기가 예전같지 않아.
  4. 이론적 문제피케티가 지나치게 신고전파 경제학 이론을 활용한다는 비판. 좌파들의 태도로 이러한 비판은 미국보다 프랑스에서 더 거세.
  5. 학자에 대한 존중 부족프랑스 엘리트들은 Grandes Écoles 중심으로 양성되고, 이들은 대학의 학자들에 대한 존중 별로 없다
  6. 경제학에 대한 존중 부족프랑스에서는 1968년이 되어서야 경제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받게 되. 그전에는 법학의 하위 분과로 취급.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철학자나 역사가 등이 누리는 존경을 받지 못해.
  7. 실증작업에 대한 인정영미권에서는 피케티에 대한 반대자들까지도, 피케티의 엄격하고 방대한 실증작업에 대한 높은 평가 존재. 프랑스에서는 그냥 높은 과세를 요구하는 좌파 중의 좌파 이미지가 더 지배.


일부는 서로 상반되는 항목도 있지만, 뭐 그런 저런 이유가 다 작동했을 듯. 한국에서는 어떨지 궁금한데,

  1. 일단 이 책에 한국 실증이 전혀 없다는 것은 흥행에 치명적일듯. 이 점은, 이 책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아쉬운 대목이다. 피케티 등이 주도하는 The World Top Income Database는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여러 나라들에 대한 분배통계가 정리되어 있거나 정리 중인데, 한국은 아예 빠져있다. 
  2. 프랑스 경제학(자)에 대한 무시, 뭐 이런 것이 좀 있어서 이것도 흥행에 불리할 듯. 샌델의 정의론이 대박을 친 이유중의 하나는 "하버드 교수가 하버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를 책으로 정리"했다는 것.
  3. 미국에서의 열풍은 상당한 플러스 요인일 듯. 미국학계에 대한 사대주의(?)가 아주 강해서, 노벨상을 받은 크루그만이 솔로우가 또 누가 극찬을 했다는 것, 아마존 베스트 셀러 1등을 했다는 것이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일 듯.
  4. 또 뭐 항상 그렇듯 지나치게 좌파적이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있을 것이고, 분배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계급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을 것이고.

Links
  1. Tyler Cowen and Veronique de Rugy, Why Piketty’s Book Is a Bigger Deal in America Than in France, April 29, 2014, New York Times.
  2. Clea Caulcutt, France Is Not Impressed with Thomas Piketty, April 28, 2014, 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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