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2일 수요일

최근 환율(조작)에 관한 이러저런 외신 논의를 보고 몇가지 생각거리를 정리해 둔다.

I. Currency Manipulation Is a Real Problem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의 Op-Ed에 환율에 대한 꼭지가 하나 실렸는데, 제목이 심상치 않았다: <환율조작은 실제 문제>. 그리고 기사의 내용은 통상의 나용보다 훨씬 더 강했다.

두나라가 주로 언급되었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대규모 양적완화가 환율과 무역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므로 환율조작이다라는 것이었고, 중국에 대해서는 위안화 통화가치를 떠받치는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환율조작국이라는 주장이었다. 이것은 그간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과는 매우 달라진 것이었다.

II. 환율조작국 규정

미국 재무부는 종합무역법(Omnibus Trade and Competitiveness Act of 1988)과 교역촉진법(Trade Facilitation and Trade Enhancement Act of 2015)에 의거 일년에 두차례 환율보고서(Foreign Exchange Policies of Major Trading Partners of the United States)를 작성해서 미 의회에 보고하는데, 종합무역법에 의하면 다음 세가지 기준을 다 충족할 때 환율조작국 판정이 내려진다.
  1.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불 초과)
  2.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GDP대비 3% 초과)
  3. 지속적인 일방향 환율시장 개입 (연간 매수액 GDP 2% 초과 및 8개월 이상 순매수)
1번과 2번이야 자명한 것이고, 세번째 규정을 보면 환율조작의 정의를 '인위적인 시장개입으로 달러를 순매수하여 자국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을 알 수있다.

III. 최근 환율보고서

가장 최근 발행된 미국 재무부 보고서(Oct. 2016)를 보면 세가지 기준을 다 충족시키는 나라는 없다. 즉 작년에 어떤 나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676억불,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 3.7%로 앞의 두가지 기준을 만족하지만, 세번째 기준에서 외환시장 개입액 제로, 따라서 개입비율 제로다. 그러니까 미국 정부에 의하면 일본은 아예 외환개입을 하지 않는 국가라는 것.

또 중국을 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3,561억불로 이 기준을 만족하지만,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 2.4%로 3%에 미달하고, 무엇보다 외환시장 개입 비율이 -5.1%이다. 미국정부에 의하면 중국은 위안화 가치하락과는 반대방향으로 개입을 한 것.

그리고 한국을 보면 일본과 마찬가지로 무역수지 흑자 (302억불),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 (7.9%) 두가지는 기준선을 넘었지만, 외환시장 개입규모는 -1.8%로 한국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반대방향 개입을 한 것.

IV. 파이낸셜 타임즈 한국과 대만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

월스트리트저널의 기고문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떨리면서도, 한국은 빠져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같은 날 FT에는 당황스럽게도 <아시아 환율조작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분노는 방향을 잘못 잡았다. 중국과 일본이 아니라 대만과 한국이 최악의 조작국이라는 증거가 있다>라는 기사를 게시하였다.

이 기사는 내가 앞에서 정리한 것과 같은 논조로 일본과 중국을 옹호한다. 일본은 2011년 이후 외환시장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중국은 현재 위안화 평가절하가 아니라 평가절상을 위해 개입한다는 것.

그리고나서 생뚱맞게도 한국과 대만을 타겟으로 하는데, 내가 전에도 몇번 언급한 Brad Setser (CFR 시니어 펠로우)를 인용한다. "지속이고 적극적으로 자국 화폐가치를 절하하는 행동을 한 내가 아는 유일한 국가는 한국과 대만이다."

대만은 위의 표에서 보듯이 실제 평가절하를 위한 환율개입을 한 것으로 판정하였고(2.5%),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도 기준을 넘었다(14.8%). 다만 전체 경제규모가 작아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36억불로 기준에 미달해서 환율조작국 판정에 들어가지 않은 것.

문제는 우리인데, 우리는 FT가 중국을 옹호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외환시장을 개입한 것인데, 중국과 한국에 대해 다른 잣대를 적용한 것. 이에 대해서 한국이 난리가 났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FT에 서한을 보내서 이것이 17일 개제되었다 <한국은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찝집한 것은 한국은 규모가 큰 선진국 중, 외환시장 개입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몇 안되는 나라다. 그래서 미국 환율보고서도 한국 통계가 아닌 자신들의 추정치를 사용하는데, 이것 때문에 뭔가 공격의 빌비를 주고 있는 측면도 좀 고려해야 할 듯.

V. Schumer-Hawley Act

사실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환율조작국공격의 전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여야를 구분하는 일도 아니다. 지난 달 트럼프 집권 직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목청을 높인 것은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찰스 슈머였다.

슈머는 오래전부터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라함과 함께 중국의 환율조작에 대해 집요하게 싸워왔는데, 가이트너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의하면 슈머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응징하는 입법을 추진했을 때, 대공황을 악화시킨 스무트-홀리 법에 빗대 "당신 법이 슈머-홀리 법이라고 불리길 원하느냐"면서 이법의 입법을 봉쇄시킨 대목이 나온다.

VI. Judy Shelton

다시 저널의 기고로 돌아가자. 기사를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이 기고자가 엄청난 인물이었다. 주디 셀튼이라고 트럼프 캠페인팀의 극히 희귀한 경제학자 (유타대학 경영학박사) 중 하나였고, 금본위제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연준 수뇌부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심상치 않다.

Judy Shelton, Ph.D. portrait

캠프의 또 다른 경제학자였던 강력한 반중인사 피터 나바로를 국가무역위원회(National Trade Council)를 신설하면서까지 위원장을 맡겼던 것을 생각하면, 주디 쉘튼의 연준 의장 취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미국 재무부의 보호무역주의, 환율조작국 공세 이상으로, 심지어 연준의 금본위제 복귀시도라는 악몽까지 고민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듯. 지금도 앞으로도 죽도록 고생할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과 한국은행 국제국 동료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아 그리고 아마존 찾아보니, 셀튼의 저서가 몇권 있는데, 가장 최근의 것이 "Fixing the Dollar Now"이다. 70쪽이 채 안되니 누가 애국하는 마음으로 이 책 번역해주면 좋을 듯.

Fixing the Dollar Now Cover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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